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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이란

유전학이란 상세페이지
게놈이야기


1. 유전과 다양성
2. 유전과 질병
3. 암과 유전
4. 노화조절 유전자
5. 인간게놈 파급효과

1. 유전과 다양성

 

  고등생명체의 DNA는 염색체라는 단위구조로 정리되어 관리된다. 사람의 염색체는 22쌍의 체염색체와 1쌍의 성염색체 등 모두 23쌍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쌍은 부모 양측에서 물려받은 염색체 하나씩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생식세포에서 벌어지는 감수분열 때 1쌍의 염색체 사이에 서로 상당한 부분이 임의 교차되며, 어떤 염색체가 생식세포에 선택되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에 물려줄 유전정보가 달라진다. 이것이 친형제 사이에도 유전적 차이가 생기는 근거다.


유전자 염기서열의 돌연변이가 일어나도 유전자들이 변화한다. 생명현상이 뒤죽박죽 되지 않도록 그 주축을 이루는 단백질들이 엄격한 통제 속에 미리 작성된 유전정보에 따라 만들어지도록 하면서도, 자연은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선호하며 어느 한 곳에 모든 것을 투자하지 않는 현명한 길을 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인간의 유전정보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3쌍의 염색체에 들어 있는 DNA의 염기쌍 수는 대략 30억개지만 유전자를 만드는 부분은 2%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8%의 기능은 현재까지 거의 알려진 바 없다. 사람의 전체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통 털어 유전체(genome)라 부르는데, 이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모든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규명하는 인간게놈 연구 결과 사람은 약 4만개 정도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유전자들과 그 기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생명체의 삶이 얼마나 철저하게 유전으로 통제되고 있는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유전은 겉으로 드러나는 형질뿐 아니라 생명체의 행동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선충 중에는 다른 놈들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떼를 지어 먹이로 몰려드는 놈이 있는가 하면, 혼자 고독하게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놈도 있다. 이런 행동 차이는 신경펩타이드 수용체로 추정되는 단백질(두뇌에서 발현되는 NPR-1)의 한 아미노산 변화 때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됐다.
유전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마다 모습이 다른 것은 어떤 유전자 때문인가? 각종 유전병은 어떻게 발생하고 유전되며, 장수하는 집안과 단명하는 집안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다양한 질문들이 꼬리를 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질환은 5,000여종에 이르지만 관련 유전자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유전성향은 의심되지만 관련 유전자가 여러 개거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들이다.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요즘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생물학의 기본 개념인 중복성과 다양성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97년 9월 4.6 Mb에 이르는 대장균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비교적 단순한 미생물인 대장균은 모두 4,288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 중 38%는 기능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자를 찾는 것보다 그 기능을 밝히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2. 유전과 질병

 

  현재까지 알려진 유전질환은 5,000여종에 이르지만 관련 유전자가 분명히 밝혀진 것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은 유전성향은 의심되지만 관련 유전자가 여러 개거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들이다.
생명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 요즘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는 것은 생물학의 기본 개념인 중복성과 다양성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97년 9월 4.6 Mb에 이르는 대장균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비교적 단순한 미생물인 대장균은 모두 4,288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그 중 38%는 기능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유전자를 찾는 것보다 그 기능을 밝히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대장균은 4,000여개의 유전자로도 생명체를 유지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인간에겐 4만개나 되는 유전자가 필요한 것일까?
단세포생물인 박테리아에 비해 다세포동물인 인간에겐 세포들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고 조절하는데 많은 유전자들이 필요할 것이다. 고등생물에는 한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가 여러 개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중복성), 한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다양성).
한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그 기능을 다른 유전자들이 떠맡게 된다. 생명체는 자연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여러가지라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며, 그 유전자들을 모두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암을 예로 들어보자. 암이란 세포가 분열하지 않아야 할 때 계속 분열함으로써 생기는 질병이다. 생명체가 살아가려면 세포분열이 필수적이지만, 정상세포에는 그 분열을 어느 선에서 멈출 수 있는 조절기능이 있다. 그 기능이 망가진 것이 바로 암세포다.
23년 전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닭의 육종(암의 일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서 최초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그 유전자는 거의 모든 생명체에 존재한다는 것이 곧 알려졌다.
그 후 발견된 수십가지 암 유전자도 모두 세포분열을 유도하는 유전자였다. 그런데 그 유전자들에 돌연변이가 생겨 질적, 양적 변화가 일어나면 세포분열을 하지 않아야 할 때도 계속 분열하라는 신호를 보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3. 암과 유전

 

  암 세포를 정지하지 못하고 과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해보면, 엔진(암 유전자)이 통제를 벗어나 과도하게 작동하는 동시에 브레이크(암 억제유전자)가 고장난 상태라 할 수 있다. 두 부류의 유전자들 모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지만, 유전되는 양상은 같지 않다.
체염색체들은 한 쌍으로 존재하며, 유전자들도 각각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한 쌍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세포분열을 유도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으면 분열이 계속돼 태아의 발달에 이상이 생긴다. 암 유전자는 하나의 유전자로 형질이 나타나는 우성유전을 한다. 그 경우 태아는 대개 유산 또는 사산된다.


반면 암 억제유전자는 체염색체 한 쌍 중 하나만 정상이면 태아가 문제없이 태어난다(열성유전). 그런데 나이가 들어 세포들이 무수한 돌연변이를 겪고, 그것을 원상으로 교정할 능력마저 떨어지면 어느 시점에서 나머지 하나의 암 억제유전자마저 손상을 입게 된다. 그러면 세포분열을 조절할 능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암 억제 유전자에 이상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확률이 대단히 높아진다.


유전자의 중복성은 여기서도 커다란 기여를 한다. 기능이 겹치는 여러 암 억제유전자들이 존재하며, 서로를 보완한다. 따라서 암은 그 유전자들의 돌연변이가 축적돼 총체적으로 더 이상 세포의 방어기능이 작동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암 자체가 유전된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암에 잘 걸리는 체질이 유전될 수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대가 암으로 돌아가신 집안의 후손들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거의 모든 유전자는 한 쌍으로 존재하므로, 그것들이 각각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면 질병을 예방하거나 쓸데없는 근심을 덜게 될 수 있다.


아직 암 유전자와 억제 유전자들이 모두 발굴되지 못한 실정이지만, 인간유전체 프로젝트 완료로 지금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보편적인 검색방법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 유전자나 억제 유전자들은 매우 많으므로 어떤 장기의 특정한 암에서도 관련 유전자가 환자마다 다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암을 완전히 정복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4. 노화조절 유전자

 

  지난 98년 10월 캘리포니아과학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세이머 벤저(Seymour Benzer) 박사 연구팀은 초파리의 수명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발굴하였다.
그는 그 유전자를 성경 창세기에 969년 동안 살았다고 기록돼 있는 메수젤라(Methuselah)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
메수젤라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초파리들은 정상 초파리보다 35%더 오래 살았다.
그것들은 음식이나 열, 혹은 유해산소를 만들어 세포를 손상시키는 제초제 등의 스트레스에도 정상에 비해 50% 이상 잘 견뎠다.
그 단백의 구조를 살펴보면 세포막에 존재하는 G단백 연결수용체(Gprotein-coupled receptor)군의 하나로 신호전달체계에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수용체 단백에 전해지는 신호가 무엇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것이 생명체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진 최초의 유전자는 아니다.
일부 선충에서 이미 6~7개 유전자가 발굴되었으나, 다른 동물과 달리 휴면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고등생물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선충과 초파리에서 모두 노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들이 발견된 만큼 척추동물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앞으로 개인의 질병과 아울러 수명까지 예측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때가 오게 될까? 요즘 같이 빠른 속도로 과학이 발전하는 때에는 정말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명체는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진화라는 큰 흐름을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통해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더 우수한 형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항상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생명체이다.


질병의 예를 들자면, 특정 질환관련 유전자에 같은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난 사람들도 각 개인마다 발병시기와 증상이 다른 것을 보면 유전성향과 아울러 환경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화의 입장에서 본다면, 돌연변이는 지구상의 환경 속에서 끊임없는 실험과 자연선택 과정을 통해 생명의 다양성을 이뤄 종을 유지하고 개선시켜나가는 효율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유전학적 지식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활용되기를 바라면서도, 행여 인간이 진화의 흐름을 함부로 판단하거나 개입하려 들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괜한 기우일까?  


5. 인간 게놈 파급효과 - 자손 유전병 발생 빈도 줄인다

 

  지난 1990년 미국ㆍ영국을 필두로 출범한 인간유전체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로 인간 게놈의 염기서열이 밝혀졌다. 대장균ㆍ헬리코박터파일로리 등 모델 생명체들의 유전체 염기서열도 규명돼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등장했다.
당초 15년 동안 3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으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2년 정도 앞당겨졌다.현재 진행 중인 3차 5개년 계획(1998~2003년)의 연구과제는 여러 민족간 인간유전체 염기서열의 차이가 특정 질병이 발생하거나 방어하는데 미치는 영향, 개체단위에서의 유전자기능 연구를 위한 신기술 및 전략 개발, 개인의 신원과 민족적 배경에 유전학을 연결짓는 문제 등이 포함돼 있다.
인간유전체 프로젝트의 성과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병으로 자손에게 유전되는 것이 그 특징인 유전질환의 경우 유전자검색을 통해 이상 유전자의 보유 여부를 미리 알아서 자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유전병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태아와 신생아의 유전자검색을 통해 유전자 이상 여부를 조사, 가능한 한 유전병을 예방하고 장래에 일어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전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질환들도 그 보인자를 검색해 심각한 유전병의 발생빈도를 줄일 수 있다.


현재까지 검색 가능한 유전질환의 수는 100가지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유전체 프로젝트 완료로 검색 가능한 질환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들이 다수인 경우(유전자의 중복성)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에는 관련 유전자만으로는 질병의 발병시기와 증상을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럴 때 모든 유전자의 성향을 살펴보는 전체유전체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생명체에서 각각의 합은 전체가 될 수 없으므로, 유전체 전체적인 분석의 결과는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인간의 표준염기서열 결과를 바탕으로 인종, 질병발병,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셋째, 21세기는 유전체 서열 연구에 이어 유전체 기능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의료ㆍ산업분야에 널리 응용될 것이다.
인간유전체 프로젝트 완료로 신기술과 정보를 접목한 유전병 조사방법이 더욱 발달되고 보편화될 것이다. 대단위 유전자검색이 가능하게 돼 머잖아 사람들마다 유전자신분증을 소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우자도 앞으로 태어날 아이가 유전병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울산의대 생화학  송규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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